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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CEO] 외로운 천재보다 시끌벅적 팀…해결책은 결국 협업서 나온다

안갑성 기자
입력 : 
2019-09-05 04:03:02
수정 : 
2019-09-05 13: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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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혁신 전문기업` IDEO 마이클 팽 파트너 겸 IDEO 도쿄 대표

1을 100으로 키우는 기업 많지만
0에서 1 만드는 혁신기업 드물어
창조적 협업만이 유일한 해결책
다양성 갖춘 조직이 혁신 이끈다

이달 6일 컨퍼런스 窓 2019 참석
`창의성 넘치는 행복한 직장` 강연
"잠재된 창의성 무제한 발휘할 때
조직 혁신과 직원 행복 성취" 강조
사진설명
[사진 제공 = IDEO]
혁신적 디자인으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아이데오(IDEO)의 방법론인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 IDEO가 보는 '디자인 싱킹'은 인간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실현 가능한 기술을 가지고 지속가능한 사업모델로 처리하는 방법이다. 이 같은 '디자인 싱킹'으로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혁신콘텐츠기획사 화제인(대표 조미호)이 주관하는 '컨퍼런스 창(窓) 2019: Self, Work&Happiness'가 9월 6일 열린다.

IDEO 파트너이자 IDEO 도쿄의 초기 설립 멤버인 마이클 팽(Michael Peng) IDEO 도쿄 대표가 '창의성이 넘치는 행복한 직장, 이렇게 만든다'를 주제로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그는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개념 '창조적 웰니스(Creative Wellness)'를 소개하며 "직원들의 행복감은 창의성을 제한 없이 발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최고조로 증진된다"고 전한다.

팽 대표는 존슨앤드존슨(Johnson&Johnson)을 거쳐 2006년 IDEO에 입사했다. 뉴욕 사무실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디자인 리서치와 인간적 스토리텔링에 관한 다방면의 경험을 쌓아왔다.

그는 2011년 IDEO 도쿄를 설립하는 초기 멤버로 활약한 데 이어 IDEO 도쿄 대표이사(Managing Director)직을 맡고 있다. 미쓰비시 도쿄, UFJ은행, 시세이도, 파나소닉 등 유수의 일본 고객사들과 디자인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도쿄대, 게이오대, 규슈대 등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2016년부터 IDEO와 파트너십 관계에 있는 벤처캐피털 D4V(Design for Ventures)의 공동설립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팽 대표는 행복한 일터 만들기를 포함해 오늘날 비즈니스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다양한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 5월 IDEO의 교육 플랫폼 'IDEO U' 팟캐스트에 출현해 "기업이 직면한 문제가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더 나은 솔루션을 도출하기 위해 여러 사람의 협업이 필요해졌다"며 "서로 다른 관점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흥미롭고 혁신적인 해결책이 나온다"고 밝혔다.

IDEO에서는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법과 디자인 혁신으로 조직의 잠재된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것이 일맥상통한다. IDEO가 일하는 문화에서는 천재적 개인들이 각자 작업에 몰두해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그 대신 각기 다른 배경에서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팀으로 모여 대화를 나누고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그 전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솔루션을 도출하기 위해서 모든 사람들이 '창조적 협업(Creative Collaboration)'에 참여할 때 시너지가 나온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팽 대표에 따르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여러 대안 가운데 최선의 솔루션을 선택하는 데는 '창조적 협업'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그가 활동하는 벤처캐피털 D4V에서는 스타트업 창업가, 엔지니어, 디자이너, 벤처캐피털리스트 등이 모여 비즈니스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협업한다. 특히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일본 기업문화에서 새롭게 스타트업 문화로 일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고, 제품과 서비스를 적절하게 수정하면서 기업 매출과 고객을 늘리는 성과도 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기업들도 언제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문제 해결 방법에 목말라 한다. 팽 대표는 이전부터 일본 기업이 도요타자동차 같은 '카이젠(kaisen)'에는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지만 '무'에서 '유'를 창출해내는 창의적 혁신 역량은 부족하다고 지적해 왔다. 그는 "일본 기업들은 1에서 100을 달성하는 데 우수하지만 최근 몇 년간 어떻게 0에서 1로 갈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창조적 협업만이 0에서 1을 도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한다.

창조적 협업은 단지 한 공간에 여러 명이 모이면, 자동적으로 창의적인 혁신 솔루션이 도출되는 게 아니다. IDEO에서는 그간 축적된 창조적 협업 노하우를 기반으로 협업의 성과를 내기 위한 구체적 가이드라인과 구조를 체계화시켜뒀다. 이를 팽 대표는 '분기(divergence)'와 '융합(convergence)'의 상반된 개념을 들어 설명한다.

'분기' 프로세스는 가능한 한 다양하고 많은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단계다. 여러 사람을 팀으로 불러 모아 브레인스토밍과 대화를 나누거나 한다. '융합' 단계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솔루션을 규정하는 일정한 판단 기준이나 우선적인 가치를 정해 준다. 이를 바탕으로 제시된 여러 아이디어 가운데 어떤 게 최선의 솔루션인지 판단하는 단계다.

'분기'와 '융합'은 한 번 만에 끝내는 게 아니라 반복해서 아이디어를 고도화하는 프로세스다. 팽 대표는 "분기와 융합을 계속해서 반복하며 점차 최선의 솔루션에 접근해 가야 한다"며 "분기를 강조한 나머지 지나치게 모든 아이디어를 수용하거나 정답을 일찍 결론 내리는 방식의 융합으로는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람들에게 잠재된 창의력을 발휘하는 게 조직의 혁신과 행복에 이르는 열쇠라고 믿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팽 대표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걸 즐긴다. 집과 사무실의 벽을 넘어 도시 차원에서 가능한 많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 자체가 그에게 영감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도시 차원에서도 창의적이고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구조나 환경, 조건을 갖춰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IDEO 도쿄 대표로서 그는 앞으로 일본 내 다양한 조직이 가진 잠재적인 창의성에 불을 붙이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IDEO 도쿄의 미션인 '변화의 촉매'란 의미처럼 기업과 조직, 사람들의 창의성을 이끌어내 혁신적이고 행복한 조직을 만드는 데 기여할 방침이다.

[안갑성 기자 ksah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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